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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토바이 타고 전국일주 1일차(속초 도착)

by 허허 그림 2016.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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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침내 오토바이를 타고 출발했다.
사실 출발 몇 분 전까지도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로 한참 고민했다.

내가 지금 전국일주를 간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싶고,
설사 갔다가 온다고 해도 지금의 내 모습에서 바뀌는건 없을 게 뻔한데 왜 가지 싶고,
역시나 또 돈 문제도 그렇고..
이러저러한 부정적인 생각때문에 출발 직전까지 가지말까하는 마음이 더 많이 들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부정적인 생각보다 단 한가지가 더 크기 때문에 출발했다.
"지금 또 안가게 되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라고 하는 생각 때문에 위의 부정적인 생각을 눌러 버리고 짐을 싣고 장비를 챙기고 쓰로틀을 당겼다.

출발 직전의 주행거리는 5322km 이다.
이 주행거리가 다시 서울에 도착했을때는 얼마가 되어있을지 궁금하다.
금방 돌아오게 된다면 200~300km가 증가되어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고, 글의 제목대로 "전국일주"를 하게 된다면 몇 천 키로미터가 증가되어 있을 것이다.

30L 배낭을 탑박스 바로 앞쪽에 묶어 버렸다.
탑박스를 설치할때 조금 더 뒤로 설치할 걸 그랬다.
탑박스를 너무 앞쪽에 설치하는 바람에 배낭을 실었더니 아주 조금 앞자리로 삐져나온다.
그래서 운전할때 자세가 조금 불편하다. 단거리는 괜찮은데 국도를 1시간 내내 달리는 장거리때는 조그마한 불편이 엄청난 불편으로 느껴져서 힘들었다.
이건 어떻게 지금 바로 수정할 수 없는 사항이기 때문에 그냥 그 불편함을 가지고 가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번 전국일주를 위해 구매해놨던 코미네 무릎 보호대.
처음 하니 불편하고 뭔가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불편함이고 뭐고 모르겠다. 다리 보다 엉덩이와 허리가 너무 아프다.
그리고 너무 춥다!

이륜관에서 정비를 할려고 들어갔다.

3일전부터 저단에서 기어 변속시에 체인쪽에서 쇠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그래서 출발전, 집앞 오토바이 센터에서 체인을 쪼이고 출발했지만, 그 소리는 여전했다.
마침 가는 길에 이륜관이 있어서 들렀다.

증상을 말하니 체인이 늘어난것 같다면서 정성스럽게 봐주신다.
뒷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도 쪼아주시고, 구니스 칠까지 해주셨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그냥 가도 된다고 하신다. 엄청 고맙다.

출발을 하니 그런 소리가 싹 사라졌다.
구니스칠을 해서 그런지 소음도 확 줄어들었다!
이륜관에 계신 분이 진정한 전문가인가 보다.

집만 가까우면 무조건 여기서 정비를 보고 싶지만, 집에서 2시간 거리라 너무 무리지 싶다.

경기도 양평이다.
사진에 위치태그가 있으니, 어딘지 바로바로 알 수 있어 좋다.
위 사진은 상수도 관련 무슨 작업을 하는 곳으로 생각된다.

강원도 홍천의 어느 논.
여름이 거의 끝날 무렵이라, 논의 벼들이 황금빛으로 점점 익어감을 볼 수 있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팜파스 휴게소.
강원도에 들어서부터 날씨가 엄청 추워진다.
얇은 봄잠바로는 택도 없었다. 몸이 덜덜 자동으로 떨리기 시작하고, 너무 추워 이빨이 서로 딱딱 부딪힐 정도다.
겨울 후드티로 갈아입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산 사이를 달릴때는 추위때문에 손이 자동으로 떨려서 핸들을 잡고 힘들정도 였다.

그래서 강원도 홍천에서 속초까지는 사진이 없다.
중간에 안개비 같은 것이 계속 내려 시야를 가리고 몸은 추워서 부들부들 떨리고, 핸들 조차 똑바로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까딱 잘 못 하면 사고가 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중간 중간 멈춰서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오로지 빨리 숙소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래서 사진이 없다.

드디어 숙소에 도착했다.
해가 다 지고 나서야 도착했다.

서울에서 12시에 출발해서 6시쯤에 속초에 도착했다.
무려 6시간을 타고 달렸다.

해가진 국도를 달릴까봐 엄청 쫄았었다. 왠만하면 밤에는 오토바이를 타지 않겠다는 나의 철칙이 있다. 물론 사고 위험 때문이다. 난 야맹증과 빛 번짐이 심한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절대 밤에는 운전을 하면 안된다. 초반에 그런것도 모르고 밤에 끌고 나갔다가 역주행도 한 번 하고 신호도 잘못 보고 건너고.. 아주 식겁을 했다. 그 이후로는 절대 밤에 오토바이를 타지 않는다.

남들은 쉽게 가는 것 같아보였는데, 서울에서 속초 오는데도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그 중 가장 큰 위험이 추위와 비였다.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강원도의 산 사이에 있는 국도를 탈때는 정말 한 겨울 같았다. 다행히 긴 옷을 가지고 와서 망정이지 반팔만 가지고 왔다면, 아마 내일 다시 서울로 갔을 것만 같다.

오늘의 경비 내역
기름: 7000
담배: 4500
숙박비: 46000(이틀치)
방우유: 2200
커피:1400
저녁밥: 8000

합계: 69100

음..생각보다 지출을 많이 했다.
숙박비가 이틀치이기 때문에 더 많아 보이긴 한다.
저기서 더 줄일게 뭐가 있을까 봤는데..없다..
더 늘었으면 늘었지, 줄일 건 없어 보인다.
그래도 최대한 아껴보자.

내일은 계획은?
없다. 그냥 내일 일어나서 어딜갈지 생각해보자.
내일까지 속초에 있고 모레는 속초를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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