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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토바이 타고 전국일주 2일차 - 속초

by 허허 그림 2016.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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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무사히 속초에 도착해서 하룻밤을 게스트 하우스에서 보냈다.
다행이 괜찮은 게스트 하우스의 싱글룸을 구해서 밤을 편안하게 보냈다.

아침 8시 10분에 일어났다.
부지런한 사람이 본다면 늦게 일어났다고 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난 빨리빨리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급하게 준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쫌 느리게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말도 느리고 행동도 느리고, 생각도 다른 사람에 비해서 빨리빨리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급하게 빨리빨리 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렇게 빨리빨리 하다가는 꼭, 반드시 사고를 치게 되어 있다.

여행 2일차인 오늘 가만 생각해보니, 처음에 서울에서 속초까지 한방에 왔던것이 나에게는 너무 무리였던것 같다. 다음 여행지 부터는 이동 거리를 100km 이하로 이동할 계획이다. 너무 먼 거리를 한꺼번에 이동하니 여러가지가 좋지 않았다.

그 좋지 않은 첫번째는, 마음이 급해진다.
두번째는, 중간 중간 괜찮은 명소를 갈 수 없다. 오로지 목적지를 향한 직진만 해야 했다.
속초를 오는 동안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 지나치는 이정표를 보며 너무나 아쉬웠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출발했다.
토스트 2개와 콘프로스트를 제공해준다.
이 가격에 싱글룸, 게다가 아침까지 저렇게 제공해 주는 곳이 또 있을까?
아침을 먹으니 든든하다.
하지만 똥 때문에 걱정이다.

게스트 하우스를 두리번 거리던중에 방명록 같은 것을 발견했다.
묵고 간 사람들이 적어놓은 듯 보였다.
친구들과 함께, 연인과 함께, 배우자와 함께, 부모님과 함께..여러 사람들이 글을 적어 놓았다.
그 중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적은 방명록이 눈에 띄였다.
멋있고도 부러운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이었다.

나도 아버지와 갈 수 있을까? 난 못갈 것 같다. 이번 추석때 또 다시 느꼈지만, 아버지와 단 둘이 여행은 지옥일 것 같다.
아버지와 단 둘이는 못갈지라도 우리가족 4명과 함께는 꼭 가봤으면 한다.
저 방명록을 보고 내가 불효자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로새끼.
회사도 그만두고 혼자서 이렇게 여행을 다니고 있는 호로새끼.

저 멀리 보이는 영정금(?)이 맞나..
이름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몇년 전 가봤던 곳이기 때문에 굳이 오토바이를 내려서 올라가지는 않았다.

현재 위치 표지판과 난간에 앉아 있는 갈매기들.
오토바이가 소리를 내며 가까이 가는데도 날아가지 않는 것이 신기했다.
이런 부릉부릉 소리를 많이 들어서 별 신경이 쓰이지 않는가 보다

방파제 둑 가장 안쪽 끝에 있는 등대의 모습이다.
이렇게 찍어 놓으니 꼭 고추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방파제 둑의 모습이다.
항구 도시라서 이런 방파제가 참 많았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끌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오토바이를 몰고 슬슬슬 천천히 둑안으로 들어가면 정말 기분이 좋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도, 왼쪽으로 돌려도 바로 코 앞에 보다가 보이게 된다.  꼭 내가 배를 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해안도로를 쪽 가다보니 이렇게 백사장이 아니라 돌로 된 바다를 볼 수 있다.
백사장과는 다르게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가 일품이다. 그 소리도 일품이다.
백사장의 파도소리가 "촤아악~ 촤아악~" 이면, 바위 부딪치는 파도소리는 "퍼억~ 퍼억~" 이다.

여기서 가을동화를 찍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사진을 한방 찍었다.

요것이 갯배라고 하는 것이었다.
무동력이고 사람이 저렇게 끈을 당겨서 배를 이동시키는 방법이었다.
신기했다.
나도 하고 싶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다 하고 있어서 하지 못했다.
배삸은 편도 200원이다.
왕복해서 400원이 들었다.

요것은 갯배가 이제 막 출발할려는 모습이다.

속초시 박물관을 가기 위해 근처까지 오니, 이 동네에는 이렇게 기와집이 많았다.
속초의 다른 곳은 다 현대식 건물인데, 왜 여기만 이렇게 기와집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혹시 실향민들이 살고 있던집을 유지하고 있는 것인가?..

저 집은 "있는 집" 같은 분위기가 들어서 사진으로 남겨봤다.

속초시립 박물관에 들어왔다.
입장료는 2000원.
발해역사관, 실향민문화촌, 메인 전시관, 하늘정원등을 관람할 수 있다.
둘러보다 보면 작은 동물원도 관람할 수 있다.
동물원은 왜 만들어놨는지 모르겠다. 동물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외에는  들지 않았다.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속초역의 모습이다.
박물관 안에 있는 것은 실제 속초역은 아니고 본떠 만든 모형이라고 한다.

속초가 해방 이후에 38선이 한반도를 갈라 놓았을때는 북한지역이였다고 한다.
나중에 남한지역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처음 알았다.
남한지역으로 언제 들어왔는가는 적혀 있지는 않은데, 아마도 6.25 전쟁 이후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건 아닐 수도 있다.

역 안의 모습이다.
예전 조그마한 기차역에서 볼 수 있는 아기자기만 모습을 볼 수 있다.
안쪽 관리 사무실의 할아버지는 "동치미"를 보고 계셨다.

6.25전쟁때 피난민들 가옥의 모습이다.
남북이 갈리면서 고향에 가지 못하는 피난민들이 거주했던 가옥의 모습이다

"공동주택"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집이 기차처럼 아주 길다. 작은규모의 집을 이어붙여서 만들었다고 한다.

방하나 부엌하나, 그 다음에 또 방하나 부엌하나, 이런식으로 기차처럼 쭉 이어져 있다.


5층 전망대에 오르면 설악산 울산바위와 달바봉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쓰여져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생각보다 엄청높았다. 망원경이 하나 설치되어 있는데, 생각보다 잘 보이지 않았다.

고소공포증이 심한 나에게는 정말 고역이였다.

혼자서 쌩쑈를 했다. 벽에 바싹붙어서 엉금엉금 이동하고 보는둥 마는둥하다가 그냥 내려와 버렸다.


박물관 안에도 이렇게 갯배가 있었다.

갯배가 춘천에 있는 전통적인 배인것 같다.

속초시립박물관 앞에 있는 강아지 2마리.

처음 오토바이를 주차하기 위해서 가까이 갔을때는 짓고 난리를 피우더니, 그냥 나혼자, 사람만 가니 꼬리를 흔들면서 아주 반가워한다.

출발하기 위해서 다시 오토바이 시동거니 짓고 난리를 피운다.

 

늦은 점심으로 속조 먹거리 거리로 가서 돈까스를 먹었다.

돈까스가 엄청 커서 놀랐다.

설마 저게 다 고기는 아니겠지 했다.

역시 저게 다 고기는 아니였다.

거의 다 튀김옷이였다. 그래도 맛은 나쁘지 않았다.

속초의 먹거리 거리가 관광가이드에 있길래 갔는데, 실망만 했다.

그냥 명동이나 홍대같이 음식점이 모여 있는 곳일뿐이었다. 그 외에 다른 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 어제 너무 고생을 해서 이 여행이 전국일주가 못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엄청난 추위와 추적추적 내리는 비, 그 추적추적 내리는 비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 시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옆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의 위협들 때문에 오래 못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느릿한 속도로 해변도로를 달리며 풍경을 구경하고, 멈추고 싶을때 멈춰서 사진도 찍고, 걷고 싶을때는 잠시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걷기도 했다. 그랬더니 어제의 그 안 좋은 생각말고, 이렇게 다니면 전국일주를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절대 하루 100km 이상 이동하지 않을 것이고, 1시간 이상은 오토바이를 연속해서 타지 않고 잠시 내려 놓으면서 갈 계획이다.


오늘 경비

갯배: 400원

점심돈까스: 6000

속초박물관: 2000

커비: 3000

담배: 4500

김밥: 2000

합계: 17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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