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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토바이 타고 전국일주 6일차 - 포항

by 허허 그림 2016.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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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난 토요일인줄도 몰랐다.
매일 매일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다보니 날짜가 몇일인지도 모르고 오늘이 무슨 요일인줄도 몰랐다.
주식장이 열리지 않아서 알고보니 오늘이 토요일이였던 것이다.

회사를 다닐때는 금요일만 애타게 기다리면서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매일 매번 되새기곤 했었는데..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몇일인지 신경쓰지 않고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했던 때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오늘은 출발전에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에도 들었던 생각인데, 오늘 문득 다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다 젊었을때 다 해본 일인데, 뒤 늦은 나이에, 어떻게 보면 아무 의미없는 일을 나는 계속 하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다시 서울로 올라갈까라고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지금 서울에 올라가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꺼야. 그냥 조금만 더 가보자"라고 생각하며 다시 남쪽으로 핸들을 돌렸다.

오늘의 목적지는 포항이다.

포함으로 출발하자.

안동에서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 "링커 게스트 하우스"이다.
밤에 잠시 맥주 한잔을 하며 주인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원래는 IT 마케팅, 기획 이런 쪽 일을 했는데, 그 일을 그만두고, 귀농도 하고 이런저런 일을 거쳐서 지금은 게스트 하우스를 꾸리고 있다고 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무슨 일을 해야 할지도 알고,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할지도 알고 있었다. 조금은 이상적인, 그 이상적인라는 것도 단지 나의 생각일뿐이지만, 그의 확고한 사업 마인드가 부러웠다.

안동에 맘보스 제과가 유명하다고 해서 들렀다.
어제밤에 들렀으나 제일 유명한 저 하얀 크림 치즈 빵이 없어서 오늘 아침에 들렀다.
먹어보니 음..난 특별한 뭔가를 느끼지 못했다. 그냥 파리 빠게뜨였던가? 어딘선가 먹어본 듯한 익숙한 느낌일 뿐였다.
차라리 단팥빵이 더 맛있었던것 같다.

산은 볼때마다 거대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차마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그런 존재 같은 느낌이다.
저절로 그 장대함에 머리가 숙여지고 무릎을 꿇을 것만 같을 느낌이다.

안동에는 사과가 유명하다고 했었던 것 같다.
안동 주위를 벗어나기 전까지 사과 과수원이 정말 많이 있었다.

사과나무를 어릴때 본 것 같긴한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처음 본거나 마찬가지인, 사과나무를 봤다. 생각보다 작고 아담했다.

저렇게 무릎정도에서도 사과가 열린다.
하나 따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막 딴 사과는 얼마나 맛있을까? 상상지 잘 되지 않는다.

그냥 가자.

쉼없이 달려, 생각보다 빨리 포항에 도착했다.
포항 여객선 터미널 근처에 왔는데, 어마어마하게 큰 해양경찰 배가 정박해 있었다. 항상 정박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최신 장비와 규모가 압도적이다.

122번이 해양범죄 신고 번호인가 보다.

포항의 명소 영일대이다.
바다 가운데, 운치가 있었다.

밤에 바라본 영일대의 모습.
밤에는 낮과는 다른 또 다른 멋이 있었다.

영일대 해수욕장의 모습이다.
근데 파도가 너무 약하다.
순간 난 포항이 남해 였던가 하고 생각했다. 동해인데 왜 이렇게 파도가 약할까?
지도를 보면 영일대 해수욕장은 약간 움푹들어간 만 형태에 있는 해수욕장이라 그런것일까? 잘 모르겠다.
하여튼 파도가 너무 약하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포항제철인 것 같다.

포항함 체험관에도 도착했다.
군함 내부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궁금했다.
포항함은 자기의 역할을 모두 마치고, 지금은 지역의 관광명소로써 그의 두번째 역할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멋있는 위용을 자랑하는 대포.
날아가는 적의 비행체를 모두 폭파 시켜 버릴 것만 같다.

구룡포의 근대문화역사의 거리 도착.
1883년 조선과 일본이 체결한 "조일통산장정" 이후 일본인이 우리나라에 와서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일본 풍의 가옥이 많다.
일본풍의 그 아기자기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꼭 일본에 와 있는 신기한 느낌을 받았다.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호미곶을 찾았다.
너무 늦은 해가 거의 질 무렵에 도착해 버렸다.
이유는 제일 아래 적어놨다.

호미곶에서 가장 유명한 저 손 모양.
손가락에 갈매기가 앉아 있다.
사진으로 볼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사진으로 볼 때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 실재 눈으로 직접보니 "멋있다. 와서 직접 보길 잘했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전체가 공원 형태로 되어 있어서, 저 손모양 말고도 산책하기에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이였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 한 5분정도 있다가 바로 나왔다.
왜냐하면, 난 해가 지면 운전을 하면 안되기 때문이다.
라식 부작용으로 인한 빛번짐이 심해, 앞이 잘 보이지가 않는다. 그래서 앞차와의 거리감이 잘 조절이 안되고, 차선도 잘 보이지도 않는다.

오늘의 밥같은 밥을 처음 먹었다.
포항물회.
가격은 쫌 쎗지만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맛있었다.

회와 함께 과일이 들어가 있다.

밤에 잠시 영일대 해수욕장을 한 번 더 갔다.
멀리 보이는 포항제철.
굴뚝의 연기로 인해 구름이 생겨버린 모습이다.

포항.
좋지 않은 인상을 받았다.
내가 이제까지 거쳐온 지역중에서 가장 운전하기가 힘든 도시였다.
불법 유턴은 기본이고, 서울보다 심한 크락숀 소리. 엄청난 무단 횡단, 칼치기 같은 차선 바꾸기, 말도 안되는 주정차 등..정말 최악이었다.
포항에 딱 도착했을때 부터 도로상태가 이상했다. 도로에 왜 이렇게 움푹 파진 곳이 많은지 모르겠다.
정말 사고나기 좋은 환경과 교통인식을 갖춘 도시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니다 다를까,  호미곶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중에 사고난 모습을 봤다.

내일 포항을 좀 더 돌아볼 생각이였지만, 바로 경주로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더 있었다가는 나도 사고가 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오늘의 경비
물회: 12000원
기름: 7600원
담배 : 4500
커피: 3000
숙소:20000
김밥: 1800
빵:5000
오토바이 마스크: 15000
합계: 68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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