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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토바이 타고 전국일주 8일차 - 부산

by 허허 그림 2016.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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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제까지의 여정중에 가장 사진을 적게 찍었다.
전체 찍은 사진은 6장이고,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은 단 4장밖에 되지 않는다.

오늘 대구에서 출발할려고 하는데 비가 와서 30분이나 늦게 출발했다.
달리는 중간에도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끼여 있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분위기인데다가, 가다가 중간중간 비가 내리기도 했다.
그래서 오늘도 역시 어서 빨리 숙소에 도착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중간에 사진 찍지도 않고 중간에 옆으로 새지도 않고 직진만 했기 때문에 사진이 별로 없다.

사실, 이제는 가다가 중간에 내려서 사진찍기가 귀찮아 지기도 했다.

최고로 식겁한 곳이다.
네비게이션이 가르쳐 주는대로 왔는데, 뭔가 이상했다.
도로가 공사중인데, 네비에는 아직 반영이 안된 듯 했다.

정말 이런 곳은 처음 와 봤다.
양옆으로 8톤 덤프트럭과 대형 포크레인이 같이 달리고, 길도 비 포장 도로여서 온통 울퉁불퉁하다.
처음에는 재밌었다. 이런 오프로드를 처음 달려봐서 스릴이 있었다.
하지만 점점 깊은 수렁으로 갈수록 도로가 갈수록 엉망이다. 거기다가 비까지 내려 어떤곳은 진흙탕이 된곳도 있고, 흙이 아니라 자갈밭으로 된 길도 있어서 운전하기가 엄청 까다롭다.

그것보다 더한 것은, 도저히 일반도로 빠져 나갈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길로 가면 나갈 것 같은데 하고 가보면, 막 다른 길이고, 또 다른 곳으로 가봐도 막다른 길이다.
엎친데 덮친데격으로 기름까지 빨간영역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다행히 일하시는 아저씨가 옆으로 지나가고 있어 물어보니, 저어~쪽으로 가면 된다고 한다.
아 드디어 빠져 나가는 구나 하며 기쁜 마음에 찍은 사진이 바로 위의 사진이다.
근데 아저씨가 가르쳐 준 곳으로 왔는데도 앞길은 또 막혀있다!
이때부터 몸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아. 그런데 저 멀리서 SUV차량 한대가 온다.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길을 물어볼려고 가고 있는데, 그 차도 움직임이 뭔가 이상하다. 내가 갔던길을 갔다가 다시 U턴해서 빠져 나가고, 또 다시 내가 삽질했던 길로 빠지는것이 아닌가.. 느낌상 저 차도 길을 헤매고 있구나 싶었다.
그래서 물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어디로 빠져 나가야할지 멍때리고 있는 순간, 눈 앞에 흙이 잔뜩 묻은 봉고차가 보인다. 다행히 미등도 켜져 있는 걸로 봐서 사람도 있으리라는 판단에 얼른 달려가 물어봤다. 아저씨가 날 보자마자
"길 잘못 들어왔지요?"
이렇게 물으신다. 나말고도 많은가보다. 아마도 그 사람들도 네비를 따라왔겠지. 아까 그 SUV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렇다고 하니, 아저씨가 아주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주신다. 또 다시 헤매며 안되기 때문에, 한 번 더 확실히 길을 물어봤다.
그리고 다시 U턴 하여 길을 나서는 순간, 아까 그 SUV에서 고개를 내밀며 나에게 물어본다.
"여기 나가는 길이 어디예요!!"
아하! 내 짐작이 맞았다. 이 아저씨도 길을 잃은 것이였다.
나도 나가는 길이라고, 날 따라오라고 대답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다시 U턴 하지않고 도로로 빠져 나왔다.
휴..
다음번 주유소에서 빨리 기름 넣어야지.

바로 대연동이 있는 숙소로 갈려고 했지만, 하늘을 보니 먹구름이 제법 걷혀져 있다.
그래서 가는 길에 해운대를 들렀다.
바다는 역시 언제 봐도 좋구나.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는데,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인데, 만나자고 하지를 못했다.
그냥 안부만 물었다.

대연동에 있는 숙소에 도착했다.
일반 가정집의 방 한칸을 "에어 비앤비"를 이용해서 숙소로 제공하고 있었다.
집이 엄청부자다...

엘리베이터에 자전거가 들어가고다 자리가 이렇게 남다니..거의 엘리베이터가 호텔만큼이나 크다...
그리고 층수가 31층이나 되다니..
이런 집 살면서 처음 와 본다..
나는 아마 이런데 못살고 죽겠지..

대연동은 내가 다닌 학교 근처이다.
위 사진은 내가 학교 다닐때 가끔 갔었던 재즈 클럽 "몽크"라는 곳이다.
다른 곳은 참 많이도 변했는데, 저 몽크만은 그대로인것이 참 반가웠다.
옆에 있는 치킨 가게의 간판과 달리, 재즈클럽 "몽크"의 간판은 세월의 흔적이 보인다.

내일은 통영을 가볼까 하는데..
내일부터 날씨에 비가 올지도 모른다고 적혀 있다..
수요일부터는 거의 100% 비가 오던데..어떻게 해야 하나..
숙소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부산집에 갈 수도 없다.
내가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고 하면, 미친 개새끼가 죽고싶어서 환장했냐고, 집구석이 안될라니깐 새끼들이 다 이모양 이꼴이라고..안봐도 뻔하다..그래서 말할 수 없다.

내일 생각해보자.

오늘 비용:
저녁: 5500
점심: 7000
커피: 3000
기름: 3500
비옷: 5500
담배: 4500
숙소: 23000
합계: 5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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