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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토바이 타고 전국일주 7일차 - 경주를 지나 대구로.

by 허허 그림 2016.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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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정은 경주를 지나 대구에 도착예정이다.
포항에서 대구까지는 거리가 별로 안 멀기 때문에 경주에 들러서 여러가지 구경을 하고 대구로 갈 생각이였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어제먹은 물회가 잘 못 된 것 같다.
원래 장이 별로 안 좋은데, 배가 고픈 나머지, 물회를 허겁지겁 너무 빨리 먹어서 탈이 났다보다.
아침에만 4번의 물똥을 쌌다.
한 번은 출발하고 10분이 지났는데, 반응이 와서 다시 게스트 하우스로 와서 물똥을 싸고 갔다.

새벽에도 토할 것 같아 잠을 설쳤다.

포항은 이래저래 나에고 안 좋은 추억만을 남기는 구나.
빨리 포항을 벗어나고 싶다.
포항이여 안녕.
아마 왠만해서는 운전해서 포항을 올일은 없을 것 같다.

완전 무인 시스템인 게스트 하우스였다.
신선한 시스테이다.
주인장은 아예 얼굴도 보이지도 않고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는다.
문자로만 위치와 구경거리를 알려줄 뿐이였다.

내부에 유료 아이템(칫솔, 라면, 햇반 등등)은 손님이 알아서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주인장이 사람에 대한 믿음이 강한 것 같다.
분명 돈 안내고 먹는 사람도 있을 거고, 아예 그냥 들고 가버리는 놈들도 있을 건데 말이다.
부엌에 CCTV를 달아놓고 감시를 했으면 하는데, 그런것도 보이지 않았다.

주인장이 대인배인가 보다.

경주를 향해 출발한다.
포항에서 경주는 정말 가까운 거리였다.
1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경주가 지진때문에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다.
공영 무료 주차장이 텅텅비어 있다.
주차되어 있는 차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경주하면 왕 무덤 아니겠는가.
무덤 옆에서 찰칵.
이건 새끼 무덤이고 대왕 무덤이 있었는데, 몸이 안 좋아서 세우고 구경할 수가 없었다.

경주를 더 둘러 보고 싶었다.
첨성대도 가보고, 오래간만에 불국사도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몸이 정상이 아니다.
장염 초기 증상인것 같다. 속이 미식거리고 토할 것만 같고, 설사를 많이 해서 그런지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상태이다.
빨리 대구의 숙소에 들어가서 드러 눕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서 경주는 대충 한 바퀴를 돌고 바로 대구를 향해 달렸다.

대구까지 36km가 남았다.
조금만 더 가면 대구이다.

대구에 도착.
바로 숙소에 들어가기가 아깝다.
그리고 숙소 입실시간이 1시간이나 남아 있다.
그래서 김광석 거리로 가보자.

대학 다닐때 김광석 노래 엄청 좋아했었는데,
특히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을 난 가장 좋아했다.
그 당시 감수성이 풍부해서 그런지, 이 노래를 들을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하여튼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 도착했다.

거리 안은 추가 들어갈 수 없어서 어느 담벼락 옆에 주차해놓았다.

대구의 김광석 거리는 일직선 상의 골목길 형태를 띄고 있었다.
벽을 따라 쭈욱 김광석 관련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의 초상화, 기타 치는 생전의 모습 등등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그의 노랫말과 함께.

그 중 위 사진의 글귀를 읽으면 입가에 묘한 미소와 함께 그와 나와의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김광석이 어느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라고 한다.
텍스트로 옮기면 이러하다.

"7년 뒤.. 7년뒤에 마흔살이 되면
하고 싶은게 하나 있어요.
마흔 살이 되면, 오토바이 하나 사고 싶어요.
할리데이비슨.. 멋진걸루.. 돈도 모아 놨어요..
애길했더니 주변해서 상당히 걱정하시데요.
'다리가 닿겠니?..'
그거타고 세계일주 하고 싶어요.
괜찮겠지요? 타고 가다가 괜찮은 유럽에
아가씨 있으면 뒤에 태우고~ 머리 빡빡갂고~
금물 막 이렇게 들여가지고~ 가죽바지 입고~
체인 막 감고...
나이 40에 그러면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적으면서 다시 읽어보니 가슴이 슬퍼진다.
하고 싶은거 한 번 해보고 죽지 그랬노..

내가 지금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일주를 하는 이유도 그러하다..
앞에서도 계속 말했지만, 안하면 나중에 반드시 크게 후회할 것 같고..전국일주는 한 번 해보고 죽어야지..
사실 출발전에 유서도 써놓았었다.
어디 서랍 안에 있을 것이다.

갑자기 또 우울해진다..

김광석 거리를 한 바퀴 돌고 다른 곳으로 출발.

대구의 근대문화의 거리가 있다고 해서 도착했다.
청라언덕부터 시작한다고 해서 청라언덕에 도착.

유럽의 아주 고풍스러운 집이 있어서 찰칵.
망할놈에 손이 집을 가렸다..
엄청 예쁜 집이였는데..

1800년대 선교사의 집이라고 한다.
이 주위를 따라 이런 유럽의 고풍스러운 집이 몇 채 있었다.
그리고 큰 교회도 있었지만, 보지는 않았다.
점점 몸이 안 좋아져서 바로 숙소로 출발.

대구의 공감 호스텔 동성로에 도착했다.
음..제목이 저게 아닌데..

하여튼 들어가서 씻고 쉬고 있다.
오늘 하루도 빡신 하루였다..
하루 6시간 이상은 오토바이 운전을 하는 것 같다.
여전히 오른쪽 날개 근육에 계속해서 쥐가 내리고 있다.
설마 심해 지는건 아니겠지..

작은 사고를 쳤다.
배낭의 끈이 오토바이 마우로에 감겨서 녹아버렸다..
어쩐지 오는 중간에 무슨 나일로 타는 냄새가 난다 싶었는데..
저거 였던 것이다..

내일은 어딜갈까..
내 고향 부산을 갈까..어딜갈까..
쫌 쉬다가 생각해보자.
너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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