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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오토바이 타고 전국일주 11일차 - 순천(화포해수욕장, 송광사)

by 허허 그림 2016.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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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순천을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역시나 비때문에 떠나질 못했다.

뉴스를 보니 태풍때문에 부산은 난리가 났던데, 내가 지금 있는 순천은 별 영향 없이 잘 지나간것 같다. 덕분에 순천에서 하루를 더 보내게 됐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순천에서 하루를 더 보내게 된 것이 더 잘된 일로 되어버렸다.
비 때문에 계속해서 날짜가 늘어나서 투덜거리고 있었는데, 오늘 만약 순천을 떠나버렸다면 나중에 많이 후회했을 것이다.

화포해수욕장이 너무나도 감동이었다.
해수욕장 이라고 이정표에는 되어 있었지만, 해수욕장이라기 보다는 해변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처음엔, 송광사를 목적지로 해서 달리고 있다.
역시나 가는 중간에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옆길로 새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번에도 아주 작은 시골길이 예뻐보여서 옆길로 새버렸다.
양옆으로 허름한 시골집과 담쟁이 덩쿨인지 뭔지가 잔뜩 나 있는 시멘트 도로가 이어져 있다.
조금 가다보면 도로가 흙탕이 되어 있는 곳도 있고, 경사가 심한곳도 있다.
하지만 기분은 좋다. 천천히 달리는 시골길은 언제나 마음이 편하다.
계속 가면 일반도로와 이어질줄 알았는데, 막 다른 길을 만나서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그래도 기분 좋은 경험이였다.

화포해변이다.
송광사로 가는 도중, 이정표에 "화포해수욕장"이 보여서 또 다시 옆길로 새버렸다.
이것이 나에게 엄청난 행운이였다.
사실 여기가 화포해수욕장이 아닐 수도 있다. 화포해수욕장으로 가는 도중 갑자이 왼쪽에 생전 못보던 엄청난 광경(엄청 드넓은 갯벌)을 보고 가파를 경사를 바로 내달려 도착한 곳이 이곳이다.

처음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큰 갯벌은 처음이다.
엄청나게 넓다. 끝이 안 보인다.
철새인지 뭔지 모를 새들도 보인다.

위 사진의 저런 걸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작은 배를 댈수 있도록 바닷가쪽으로 툭 튀어나온 곳.
갯벌이라 수심이 얕을 줄 알았는데, 배가 떠 있을 수 정도가 되는걸 보니 그래도 깊은가 보다.

귀여운 개가 멀리서 성큼성큼 걸어 온다.
날 그냥 지나가길래, "야! 밥 먹었나?" 하고 부르니, 나에게 다시 성큼성큼 걸어온다.
뭘 달라고 하는건지..놀아 달라고 하는건지..알 수 없는 표정과 눈빛으로 날 쳐다보고 있다. 나도 계속 질문했다.
"밥 먹었나? 여기서 뭐하고 있노? 배 안고프나?"
난 대답을 들을수 없는 질문을 계속 하고 이 녀석은 날 계속 빙빙돌며 쳐다본다. 먹을게 있으면 줄려고 했지만, 내가 먹을 것도 없다..
또 보고 싶네.

멋지다.
가장 멋진 사진인 것 같다.
꼭 외국의 유명 소금사막 같지 않은가.

난 갯벌이 이렇게 멋있는 줄 몰랐다.
내가 생각하는 갯벌은 인천에서 본, 그 거무틱틱하고 왠지 드럽고 어둡고 드러워 보이는 그런 것인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
정말 환상적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내내 감탄사를 연발한다.
"와~, 와~. 직이네!"
"와~ 이런게 다 있네!, 생전 이런거 처음 본다"
"진짜 오늘 순천 안 떠나길 잘했네!"
"이게 다 뭐고. 끝이 없네"

화포해변 도로를 끝까지 달린 후 아쉬워 하면 다시 송광사로 출발한다.

송광사로 가는 어느 길이다.
가로수가 소나무로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녹음기를 사용해서 녹음을 해둬야겠다. 지나고 나면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가로수로 꽤 큰 소나무들이 양 옆으로 빽빽이 들어 찬 모습이 멋있었다.
비 바람에 땅이 아직 덜 말랐고 거기다가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있어 엄청 미끄럽다.
중간에 한 번 미끄러질 뻔 해서 다칠 뻔 했다.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았다.
물에 젖은 나뭇잎이 깔린 도로는 엄청 미끄럽다는 사실이다.
그냥 물에 젖은 도로보다도 훨씬 미끄럽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부터는 똑같은 상황에서는 최대한 속도를 줄이고 긴장하며 달렸다.

법정 스님이 자주 다녔던 길이라고 한다.
그래서 붙혀진 이름이 "무소유길"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난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살 수 없다는 것을..그 무엇보다 돈을..

송광사의 대웅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계곡물과 절의 모습이 어우려져 멋있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가 대웅전일 것이다..
한문이 4자인데..기억이 안난다.
하여튼 가장 큰 법당(?)이다.

보조국사 지눌이라는 유명한 승려가 모셔져 있는 곳으로 가는 계단.

보조국사 지눌이 모셔져 있는 곳.
탑이 특이하다.
손에 들고 흔드는 종 같기도 하고..어디서 본듯, 안 본 듯한 모습이다.

위에 바라본 송광사의 모습이다.
지붕이 왜 이렇게 다 새것같지..
수리 했나.

내일은 완도를 간다.
제주도를 갈 생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비가 문제다.
금, 토 비가 온다.
그럼 일요일에 제주도를 가야 한다는 말이고, 그렇다는 것은 완도에 3일을 묶여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비 때문에 여행이 너무 늘어나는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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